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녀? 허구한 날 집 비우고 어떻게 나보다 더 바빠?
자기 벌써 왔어? 재판 없었어?
이제 오니?
어,어머니 언제,오셨어요? 연락도 없이
왜 이렇게 놀라? 내가 아들 집에 오는데 연락하고 와야 돼? 과일 좀 내와봐, 샤인 머스캣 사놨지?
네,잠시만요
큰,큰 형님도 오셨어요?
꼴 보기 싫어 죽겠다는 얼굴이네?
아유,무슨,그럴 리가요, 과일 내올게요
고마워
어머 작은 형수님도 오셨어요?
아니,어떻게 올케는 15년 넘게 살림만 하면서도 시댁 식구들 입맛 하나를 딱딱 못 맞춰? 아무리 시집오기 전에 아나운서로 고상만 떨었다지만 요리는 기본인데
왜,간이 입에 안 맞니?
이러니 내가 살림을 넘길 수가 있겠니? 얘는 어째 당최 잘하는 게 없어 잘하는 게
그러게요,어머님이 좀 알려주세요,요리
저는 영 안 늘어서
하루 종일 밖에서 입에 단내 나게 떠드는데 집에까지 와서 며느리 가르쳐야 돼? 쿠킹 클래스에,방송에 책까지 쓰느라 머리가 터져 나가는데 손 좀 봐
엄마,엄마 ,나 오늘 헤라 클럽 모임 있는데 뭐 입고 가지? 이거 어때?어?
우리 아드님은 얼굴이 뽀얘서,옐로 불루가 잘 어울리지
아,불루?아 그럼 타이는?
무겁지 않은 자리니까 노타이도 괜찮지
마마가 골라줄게,가자 우리 아드님
빨리 빨리
아 나 그만 먹을래 ,과일 내 것도 같이 내와
네
나도 큰소리 뻥뻥 치면서 살고 싶다